4년 전 윤대통령 당선 후광으로 얻었던 지방 선거 때보다 총점이 나빠졌다. 그러나 각론 곳곳에서 다른 측면도 본다. 추경호는 보수 중심 영토를 지켜주었다. 그 간발의 승차는 박근혜의 몫이다. 이진숙을 얻은 건 큰 수확이며 남성 부재의 이 당에 앞으로 진정한 사내를 자주 볼 것이다. 기대가 컸던 김태규를 얻은 것도. 진작 포기했던 수도에서는 정원오가 상상외로 열등한 재목임이 드러나자, 보수측이 갑자기 야릇한 마음을 품게 해주었다. 이재명식 뉴노멀 기준으로도 민망할 정도의 아마추어를 낸 저쪽 내부의 다툼이 오고 갈 것이다. 이재명 측근을 막고자 상대적으로 지지가 낮게 나타난 박민식을 부득이 외면하고 한동훈에게 표를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 부산 북구다. 그러나, 변칙 전술의 임시적 결과는 정상적 지지 근거와는 거리가 멀고 결국 유승민을 잇는 배신자 결말을 따를 것이다. 보수는 예측에 서투르지만 기억력은 아주 좋기 때문. 조국이 여권과 대립한 듯한 제스처는 코미디에 불과하고, 오늘 저녁 당장 두 좌파 정당의 통합 발표가 있더라도 놀랄 것 없다. 주목받지 못하지만, 경기도 기초 시장의 다수를 국힘이 얻었다. 교육감 선거의 패배는 아프지만 그게 나만의 피해는 아니고 그
최근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교사를 향한 물리적 폭력 사건이 거듭 발생하며 교육 공동체 전체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의 개별 경위를 떠나, 우리는 이제 한 가지 불편한 질문을 마주해야 한다. 과연 지금의 양육 방식은 아이들을 제대로 ‘사회화’시키고 있는가. 그동안 대중적으로 큰 영향을 미쳐온 육아 코칭 프로그램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측면이 있다. 아이의 행동을 단순한 ‘버릇’이 아닌 ‘신호’로 바라보고, 부모의 태도 변화를 강조한 점은 많은 가정에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했다. 그러나 그 접근법이 가진 구조적 한계 또한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첫째, 공감 중심 접근의 한계다.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출발점일 뿐,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에게는 반드시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경계가 필요하다. 감정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이 분명히 세워지지 않는다면 공감은 오히려 규칙을 흐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부모 중심 해법의 과도한 확대다. 현재의 육아 담론은 문제의 원인을 지나치게 가정 내부로만 환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 아이의 행동은 또래 관계, 학교 환경, 개인의
이영훈이란 두 이름은 희망과 절망의 양 끝에 있다. 한국 근대사에 가해진 집단 미신에 홀로 맞서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님과,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의 후임으로 현재 2대 당회장인 이영훈 목사님. 택시로 주일 아침 교회로 갈 때 운전기사가 가끔, ‘그 교회 목사(이영훈)가 약간 진보(이렇게 완곡하게 옮기겠다) 쪽이라면서요?’ 라는 질문을 한다. ‘누가 그래요?’ 되물으면 이 시간대 이 택시 승객인 장로들로부터 여러 번 들었단다. ‘그럴 리가 있겠어요? 이북에서 자유 찾아 월남한 사람의 손자라는데’라고 덮어주고 갔다. 오래전 ‘로고스 교수선교회’에 몸을 담았을 때 본 이 목사에 대한 나름의 예우였을 것이다. 박근혜 물러가라는 촛불 광란이 도심을 덮을 때 이영훈 목사는 2부 예배에서 강대상 뒷벽(청와대 방향)을 가리키며 ‘저기는 물러가라고 해도 안 물러나고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총장직을 오래 맡은 사람이 주변 교수들의 눈치를 보고는 이제 자신도 물러날 때라고 용단을 내린 사례와 비교하여 군중 요구에도 안 물러나는 박근혜를 비꼰 설교였다. 누구든지 혹 이 설교 사실을 숨기려는 더 큰 죄를 저지르지 말라. 예수님 부활 후 목격자보다 많은 수천
2일 트럼프가 국민 연설에서 대이란 전쟁의 근거로 한국전쟁을 언급했다. 미국은 한국전쟁 때처럼 지금도 자유와 동맹의 수호에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 이란과의 갈등에서도 이 원칙에 따라 자유를 수호하고, 동맹을 보호하며, 세계 질서를 유지할 거라고 말했다. 세계대전을 제외하면, 미국은 해외 전쟁에서 베트남전 다음으로 많은 3만 7천명을 한국 방어에 희생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군인 한 명 구하고자 많은 군인을 희생하는 내용이다. 조선인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자신이 그리 소중한 존재인지를. 문제는 이것이다. 그렇게 구해 놓은 라이언의 지금 모습은? 유럽판 라이언은 미국이 만들어 준 나토(NATO)라는 울타리 덕에 유럽 생긴 이래 가장 평화로운 70년을 누릴 수 있었다. 유사 발음의 콩 발효 음식과 관련해 ‘낫토(NATTO 納豆)는 실을 뽑는다’는 말은 관계가 길게 이어진다는 비유지만, 지금의 나토(NATO)는 미국과 이미 집단 동맹 끈이 끊어졌음이 드러났다. 한국판 라이언은? 라(羅)일병 후예 중 거짓말과 비리의 대마왕 라이어(Liar)가 나타나 자유 한국의 체제를 허물며 나라 두령까지 되어 미국과 싸운 중공에 붙어 셰셰 놀음 중이다. 각국은 유
영국은 더 이상 보수-노동 양당 구도가 아니다. 지금 지지도 1위 정당은 노동당도 보수당도 아닌 개혁영국당(Reform UK)이다. 개혁영국당(25~30%), 녹색당(17~21%), 보수당(17~20%), 노동당(15~22%), 자유민주당(10~14%) 등의 순위다. 영국식 소선거구에서 전국적 지지도가 의석 확보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며칠 전 보선(펨브로크셔 하킨 지역)에서도 개혁영국당이 승리하자 기성 정당에 대한 이채로운 항의 집단이라는 평가를 넘어 영국 정치의 새 대안이 될 거라는 믿음도 커진 느낌이다. 2024년 선거 때 보수당을 지지한 사람들의 1/3 정도가 개혁영국당으로 옮겨갔다. 왜? 보수당이 보수 가치에 충실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 특히 이민 통제, 난민 정책의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인식에 힘입어 브렉시트 이후에 불만이 큰 지역은 지지를 개혁영국당으로 바꾸었고 이 당은 자신들이 보수당보다 영국을 더 잘 끌고 갈 수 있다고 자임한다. 당대표 나이절 퍼라지(Nigel Farage)는 규제 철폐, 세금 인하, 국경 통제, 탄소중립 등의 환경정책 반대와 같은 보수의 기본 가치를 보수당보다 단순하고도 선명한 메
성취기준 기반 평가, 학생 성장의 길을 묻다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 학생평가는 단순히 학습 결과를 점수로 환산하는 절차가 아니다. 평가는 학생이 무엇을 배우고 어디까지 성장했는지를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교 사의 수업과 학생의 학습을 함께 성찰하게 하는 중요한 교육 활동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학생평가가 교육과정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지는 교육의 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3학년도 2학기부터 학생들의 교과 학습 발 달 특성이 종합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교과의 전 영역을 고루 반영한 학생평가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교 과를 통해 배워야 할 내용과 수업 이후 기대되는 능력을 결합한 활동 기 준으로 ‘성취기준’을 제시한다. 성취기준은 교사가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 해야 하는지, 학생이 무엇을 배우고 성취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교수· 학습과 평가의 핵심 근거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은 모두 가르쳐야 하며 동시에 평가되어야 한다. 교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취기준을 재구성해 수업을 설계하고 지도하며, 평가 역시 이러한 수업의 흐름 속에서 일관성 있게 이루어져 야 한다. 평가 결
국힘 의원들이 결국 결의문 형식으로 “윤석열 절연”을 선언했다. 역사의 반복은 가혹할만큼 정확하다. 박근혜 탄핵 후 당시 여당 국회의원, 자칭 우파 미디어 논객들이 박근혜와 절연하라며, 탄핵을 수용해야 한다는 따위의 자해 행위를 벌였다. 우리 시대 한국 정치의 기이한 장면의 하나는 우파 대통령이 줄지어 탄핵을 당하건만, 그 당 의원들이 탄핵당한 자파 대통령과 절연하자는 데 거의 만장일치이고, 부정 선거 논란은 많은 이에게 많은 의혹을 준 이상 당신의 개인적 믿음 여부를 떠나 철저한 공식 검증이 필요함에 반대할 이유가 없건만 그에 대해 가장 극렬하게 반대하는 측은 놀랍게도 여당이 아니라 같은 우파(혹은 우파로 여겨졌던) 무리라서 좌파 진영 선거본부팀의 대변인은 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 우파 시민의 ‘박근혜 탄핵 반대’나 ‘윤 어게인’ 슬로건은 그들을 글자 그대로 대통령에 복위하자는 뜻이 아니다. 누구나 이를 안다. 부당한 탄핵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기본 인식을 지키자는 것이 그 본질이며, 대통령의 복위는 우파 혁명으로만 가능할 것이다. 윤석열이나 박근혜, 아니 그게 누구였든 부당한 탄핵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본 정신은 어떤 레토릭으로라도 보존하고 지켜야 할
최근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문제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안전하게 급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하는 조리 연기와 미세입자 문제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제기되어 온 과제입니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단계적으로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약 3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내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학부모 입장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집니다. 학교 급식 환경 개선을 위해 상당한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시설을 단계적으로 보완하려는 노력은 분명 필요하고 또 중요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점은 급식실 환경 문제를 단순히 학교 개별의 책임으로 두지 않고 교육청 차원에서 점검과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학교 구조나 설비 여건에 따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청이 함께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일부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인 11일,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예상된 장면이 나타났다. 전국 곳곳에서 하청노조가 동시에 원청 기업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산업 전반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하청노조 400여 곳이 200여 개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참여 조합원도 수만 명 규모로 전해진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협력업체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원청 기업을 향한 교섭 요구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상황은 우연이 아니다. 노란봉투법이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다. 이 법은 원청 기업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될 경우 사용자 책임을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 관계가 없어도 원청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법이 시행되자마자 전국에서 원청 교섭 요구가 동시에 쏟아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산업 현장의 교섭 대상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노사 관계의 구조 자체가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한국 산업의 현실이다. 국내 제조업과 건설업은 수많은 협력업체와 다단계 하청 구조 위에서 움직인다.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가 본격적으로
최근 강원도청 이전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도청이 떠나면 구도심이 무너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말은 현실을 외면한 단순한 위기론에 가깝다. 도청 이전은 춘천을 약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춘천을 살릴 기회다. 지금 춘천에 필요한 것은 관공서가 아니라 사람을 끌어들이는 도시 경쟁력이다. 춘천 구도심의 침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앙로와 명동 상권은 활력을 잃은 지 오래고, 육림극장이 문을 닫은 뒤 육림고개 일대도 예전 같은 모습을 찾기 어렵다. 춘천의 대표 음식인 닭갈비 역시 관광객과 외지인이 더 많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 먹거리다. 이런 관광 상품의 가치를 키우려면 문화 공간과 관광 환경이 필요하다. 그러나 도청 같은 관공서가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구조로는 관광 경쟁력을 키우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문제의 핵심은 ‘공무원 도시’의 한계다. 공무원들은 점심시간에는 도심 식당을 이용하지만 퇴근 이후와 주말 소비는 대부분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 이런 구조로는 도심 상권이 살아나기 어렵다. 도시는 관공서로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찾는 공간으로 살아난다. 서울의 정부종합청사가 세종으로 이전했지만 서울이 쇠퇴했다는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