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진단] 기초학력 미달률 급증, 무엇이 문제인가?
③ 정책과 책임의 엇박자, 공교육의 본질 회복이 필요하다
기초학력보장정책을 살펴보면 정책 하나하나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연결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 누리과정의 구조적 한계
누리과정은 놀이 중심, 발달 중심이라는 철학 아래 문자 해득 교육을 공교육 책임에서 사실상 제외해 왔다.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는 한글 교육을 하지 않도록 강하게 유도됐다. 그 결과 가정 환경에 따라 초등 입학 시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아이들은 6세 전후가 되면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급격히 커진다. 이 시기에 ‘누리과정’이라는 이름으로 한글 교육이 제한되면서, 부모들은 사교육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 한글책임교육과 하향 평준화
초등학교의 한글책임교육 역시 취지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미 유아기에 충분한 언어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초등 1학년 1학기라는 짧은 기간에 책임지도록 설계됐다. 이는 기초를 쌓는 교육이라기보다 응급처치에 가깝다.
현실에서는 한 반의 10~20%가 한글을 모른 채 입학하고, 수업 기준은 그 학생들에 맞춰진다. 그 결과 이미 읽고 쓰는 데 문제가 없는 80%의 아이들까지 하향 평준화된 수업을 받는다. 수학책임제까지 더해지며 심화 학습은 더욱 어려워졌다.
# 필요한 것은 ‘연결된 책임’
이 정책들이 모두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유아기, 초등 저학년, 이후 학습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초학력은 어느 한 시기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유아기 언어 경험, 초등 초기 문해 교육, 이후 심화 학습이 이어질 때 형성된다.
지금의 구조는 “가르치지 않은 뒤 책임지고, 책임지며 관리하는 구조”다. 기초학력 보장은 뒤에서 책임지는 정책이 아니라, 앞에서부터 설계하는 국가 책임이어야 한다.
# 마무리
과거 성적 중심 교육의 부작용이 있었다고 해서 모든 평가를 부정한 결과,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났다. 평가는 기본을 다지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공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갈 수 있도록 평균을 목표로 교육하는 데 있다. 유아기 언어 경험부터 심화 학습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과 평가 체계의 회복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배워야 할 때 제대로 배우고,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는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