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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인권헌장 10일 선포 강행 움직임에 시민사회 반발 확산

도민 합의 부족·법체계 충돌 우려 등 각종 문제 제기돼
성적지향·이주노동자 조항 두고 법적 쟁점 부각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는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맞춰 제주평화인권헌장 선포를 예고한 가운데, 절차와 내용 전반을 둘러싼 논란이 지역사회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전국 70여 개 단체는 8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제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조항의 법적 타당성 문제를 제기하고 우려를 나타냈다.

 

단체들은 헌장 제정 과정에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3년 출범한 제정위원회가 특정 성향 인사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지적과 함께, 올해 4월 운영된 도민참여단 명단이 공개되지 않아 구성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9월 도민공청회 역시 실질적인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도청 앞에서 1년 넘게 지속된 반대 시위와 의견 제출에도 핵심 조항이 거의 수정되지 않은 점도 논란을 키우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추진 책임을 맡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향해 도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내용적 쟁점도 계속되고 있다. 초기부터 논란이 컸던 성적지향·성별정체성 관련 문구 중 성별정체성은 삭제됐지만 성적지향은 유지되면서,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사안을 지방정부가 헌장 형태로 고정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체류자격과 관계없이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한다는 조항 역시 출입국관리법과 고용허가제와 충돌할 가능성이 지적되며 법적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단체들은 지방정부가 국가 법체계를 우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이번 헌장이 도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선언적 성격의 문서로, 사회적 약자를 포괄하는 지역 인권 기준을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는 현재까지 선포식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선포가 그대로 강행될 경우, 이번 헌장이 단순한 선언을 넘어 지역사회 갈등의 새로운 분기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인권이 특정 의제나 이념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흐를 경우 문화와 법체계, 지역 사회의 합의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주평화인권헌장을 둘러싼 이번 논란 역시, 보편적 인권 원칙과 각 지역의 사회적 맥락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과제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