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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분계선 후퇴.. 이재명과 국방부는 영토까지 포기하나?

9월 합참 MDL 기준 변경 보도.. ‘충돌 방지’ 아닌 명백한 안보 자해
즉각 원상 복구하고 책임 물어야

 

군사분계선(MDL) 판단 기준을 남쪽으로 옮겼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안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우리 군 작전 지도와 유엔군사령부 참조선이 다를 경우, 둘 중 더 남쪽에 있는 선을 기준으로 북한군 침범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지침을 적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기준은 2024년 중반 이후 작전지침으로 운용돼 왔고, 2025년 9월 관련 지침서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판단은 단순한 해석 문제가 아니다. MDL은 대한민국이 책임지고 지켜야 할 군사적 국경선이다. 기준을 남쪽으로 잡는 순간 국가는 스스로 방어 책임 구역을 줄이게 된다. 이는 행정적 조정이 아니라 영토 관리의 후퇴이며, 사실상 영토 포기와 다르지 않다.

 

군의 경계와 대응, 교전수칙은 모두 국경선을 기준으로 작동한다. 기준선을 수십 미터라도 남쪽으로 당기면 판단은 늦어지고 대응 여지는 좁아진다. 전방 부대는 더 제한된 공간에서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국경을 낮추는 결정은 전선을 약화시키는 결정이다.

 

군 당국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충돌을 막는 방법은 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선을 분명히 하는 데 있다. 기준을 느슨하게 하면 상대의 행동 반경은 넓어진다. 의도적 도발을 반복해 온 북한을 상대로 기준 완화는 억제가 아니라 오판을 부르는 신호가 된다.

 

실제 상황도 이를 보여준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전면 파기한 이후 MDL 일대에서 지뢰 매설과 각종 군사 활동을 확대해 왔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북한군의 MDL 침범은 3차례였으나, 기준 변경 이후인 10~11월 두 달 동안에만 10차례 이상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준은 완화됐지만 도발은 줄지 않았다.

 

이 문제는 역사적 책임과도 직결된다. 군사분계선은 우연히 그어진 선이 아니다. 6·25전쟁에서 빼앗긴 영토를 되찾고 더 이상 밀리지 않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최후의 방어선이다. 그 피로 고정된 경계를 행정 지침 하나로 뒤로 미는 결정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순국선열들의 피를 모욕하고 그 희생을 헛되게 만드는 일이다.

 

이 같은 역사적 배반은 단지 과거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그 인식은 그대로 현재의 안보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군사적 대치를 공식화한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은 국경선 판단 기준을 완화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이 사안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MDL 판단 기준 변경이 어떤 경로로 결정됐는지, 국방부와 합참, 대통령실은 어디까지 인지하고 있었는지 명확히 공개돼야 한다. 국경과 교전 기준에 영향을 미치는 판단을 실무 차원으로 넘길 수는 없다.

 

정부는 즉각 MDL 판단 기준을 재검토하고, 위험이 확인될 경우 원칙을 복원해야 한다. 동시에 이 결정에 관여한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과 징계가 뒤따라야 한다.

 

영토는 관리 대상이 아니라 수호 대상이다. 국경선을 뒤로 미는 결정은 평화가 아니라 포기다. 현 정부는 북한의 눈치를 보기 전에 국가 안보와 국민의 안전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책무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