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진단] 기초학력 미달률 급증, 무엇이 문제인가? ③ 정책과 책임의 엇박자, 공교육의 본질 회복이 필요하다 기초학력보장정책을 살펴보면 정책 하나하나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연결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 누리과정의 구조적 한계 누리과정은 놀이 중심, 발달 중심이라는 철학 아래 문자 해득 교육을 공교육 책임에서 사실상 제외해 왔다.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는 한글 교육을 하지 않도록 강하게 유도됐다. 그 결과 가정 환경에 따라 초등 입학 시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아이들은 6세 전후가 되면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급격히 커진다. 이 시기에 ‘누리과정’이라는 이름으로 한글 교육이 제한되면서, 부모들은 사교육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 한글책임교육과 하향 평준화 초등학교의 한글책임교육 역시 취지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미 유아기에 충분한 언어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초등 1학년 1학기라는 짧은 기간에 책임지도록 설계됐다. 이는 기초를 쌓는 교육이라기보다 응급처치에 가깝다. 현실에서는 한 반의 10~20%가 한글을 모른 채 입학하고, 수업 기준은 그 학생들에 맞춰진다. 그 결과 이미 읽고 쓰는 데 문제가 없는 80%의 아이들까지 하향
[교육진단] 기초학력 미달률 급증, 무엇이 문제인가? ② 놀 권리로 인해 초등학교에서 무너진 학력, 중·고등과 입시에서 드러나다 초등학교에서의 평가 부재는 시간이 지나며 분명한 결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강원대학교 지역인재전형에서 매년 1,000명 이상이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탈락했다. 이 전형은 일반전형보다 1~2등급 낮은 기준을 적용함에도 그 기준조차 맞추지 못한 학생들이 대거 탈락했다. 이들은 초등학교 시절 중간·기말고사 없이 교육받은 세대다. 초등 단계에서 학습의 기초를 다지지 못한 결과는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 입시에서 드러났다. 그런데도 일부 교원단체는 여전히 “시험은 줄 세우기”, “평가는 경쟁”이라는 이유로 평가에 반대한다. 그러나 평가의 목적은 서열이 아니라 진단이다.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아야 교사도 가르칠 수 있고, 부모도 도울 수 있다. 이것이 교육의 기본이다. # 전국으로 확산된 평가 부재 이 문제는 강원도만의 일이 아니다. 2017년 국가 학업성취도평가가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전환되면서 학생 개인의 학습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교사는 가르칠 기준을 잃었고, 학교와 교육청은 실제 학력 수준을 가늠하기
[교육진단] 기초학력 미달률 급증, 무엇이 문제인가? ① 평가가 사라진 초등학교, 기초학력 붕괴의 시작 나는 네 자녀의 엄마다. 첫째는 올해 고3으로 수능을 치렀고, 둘째는 중학교 2학년이다. 셋째와 넷째는 초등학생이다. 첫째와 막내는 10살 차이다. 첫째가 학교를 다닌 지 12년, 둘째는 8년이 되었다. 그 긴 세월 동안 학교에서 받아온 성적표를 볼 때마다 마음이 답답했다. ‘행복성장평가’라는 이름의 성적표에는 아이가 성장했다고는 쓰여 있었지만,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학교에서 학습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원평가가 실시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고, 아이가 평가지를 집으로 가져온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큰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부터 온라인 학습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학원을 병행해야 했다. 학교에서 학습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부모로서는 아이를 학원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요즘 학원들은 매달 학생을 평가해 성적 변화 그래프와 취약 영역을 AI로 분석해 제공한다. 반면 학교에서는 단원평가나 과정중심평가, 수행평가가 전부이며, 그 결과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