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진단] 기초학력 미달률 급증, 무엇이 문제인가?
① 평가가 사라진 초등학교, 기초학력 붕괴의 시작
나는 네 자녀의 엄마다.
첫째는 올해 고3으로 수능을 치렀고, 둘째는 중학교 2학년이다. 셋째와 넷째는 초등학생이다. 첫째와 막내는 10살 차이다. 첫째가 학교를 다닌 지 12년, 둘째는 8년이 되었다.
그 긴 세월 동안 학교에서 받아온 성적표를 볼 때마다 마음이 답답했다. ‘행복성장평가’라는 이름의 성적표에는 아이가 성장했다고는 쓰여 있었지만,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학교에서 학습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원평가가 실시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고, 아이가 평가지를 집으로 가져온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큰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부터 온라인 학습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학원을 병행해야 했다. 학교에서 학습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부모로서는 아이를 학원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요즘 학원들은 매달 학생을 평가해 성적 변화 그래프와 취약 영역을 AI로 분석해 제공한다. 반면 학교에서는 단원평가나 과정중심평가, 수행평가가 전부이며, 그 결과조차 학부모에게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다. 학원이 필수가 된 구조를 공교육 스스로 만들어 온 셈이다.
# 초등학교 평가 폐지의 시작
강원도의 경우 2012년 전교조 단체협약으로 초등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가 사라졌다. 전교조는 “단원평가로 충분하다”고 주장했지만, 단원평가는 아이들이 배운 내용을 깊이 사고하고 정리하는 평가가 아니다. 학습 과정의 단편만을 확인할 뿐,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고 성취를 점검할 기회를 빼앗았다.
그 결과 아이들은 공부의 목적과 방법을 잃었다. 공부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결과를 통해 배우는 일이다. 그러나 학교는 그 결과를 확인하고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 지점이 오늘날 기초학력 부진이 시작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 ‘놀 권리’ 중심 정책의 확산
2012년 이후 강원도의 초등교육은 학습보다 ‘놀 권리 보장’ 중심의 정책 기조로 바뀌었다. 2015년 ‘어린이 놀이헌장’ 발표 이후 초등학교 현장에서는 놀이시간 확보와 놀이 프로그램이 적극 추진됐다. 사회 전반에서도 “아이들은 놀아야 성장한다”는 가치가 강조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학습 평가와 피드백 구조는 약화됐다. 아이들은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학습 동기를 잃었다. 놀이와 학습은 모두 중요하지만, 놀이만 있고 평가가 없는 교육은 기초학력을 세우는 데 분명한 한계를 가진다.
(※ 다음 편에서는 '놀 권리로 인해 초등학교에서 무너진 학력, 중·고등과 입시에서 드러나다' 라는 주제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