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도청 이전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도청이 떠나면 구도심이 무너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말은 현실을 외면한 단순한 위기론에 가깝다.
도청 이전은 춘천을 약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춘천을 살릴 기회다. 지금 춘천에 필요한 것은 관공서가 아니라 사람을 끌어들이는 도시 경쟁력이다.
춘천 구도심의 침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앙로와 명동 상권은 활력을 잃은 지 오래고, 육림극장이 문을 닫은 뒤 육림고개 일대도 예전 같은 모습을 찾기 어렵다.
춘천의 대표 음식인 닭갈비 역시 관광객과 외지인이 더 많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 먹거리다. 이런 관광 상품의 가치를 키우려면 문화 공간과 관광 환경이 필요하다. 그러나 도청 같은 관공서가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구조로는 관광 경쟁력을 키우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문제의 핵심은 ‘공무원 도시’의 한계다. 공무원들은 점심시간에는 도심 식당을 이용하지만 퇴근 이후와 주말 소비는 대부분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 이런 구조로는 도심 상권이 살아나기 어렵다.
도시는 관공서로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찾는 공간으로 살아난다.
서울의 정부종합청사가 세종으로 이전했지만 서울이 쇠퇴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오히려 광화문 일대는 광장과 문화 공간이 조성되면서 더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공간이 됐다.
춘천도 마찬가지다. 도청 부지를 문화와 관광, 시민 공간으로 재구성한다면 구도심은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 만들어질 때 도시는 다시 살아난다.
그런데 정작 춘천은 어떤가. 이미 결정된 도청 이전을 두고 내부에서 끝없는 논쟁만 반복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다른 도시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원주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모은다. 반면 춘천은 확정된 사업조차 흔들며 스스로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런 모습이 반복되니 중요한 기회들이 번번이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러다가는 도청 이전 문제까지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춘천이 계속 싸움만 하고 있다면 결국 죽 쒀서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충분한 논의와 절차를 거쳐 결정된 도청 이전을 선거를 앞두고 다시 흔드는 것은 지역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근거 없는 위기론으로 도청 이전의 발목을 잡는 것은 결국 춘천의 발전과 춘천 시민의 미래를 가로막는 일이다.
불필요한 논란과 소모적인 정쟁은 이제 멈춰야 한다.
강원도청은 반드시 이전되어야 한다.
그것이 춘천을 살리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