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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울산 동구, ‘윤 어게인’ 현수막 문구 이유로 철거 통보… 행정 권한 남용 논란

정치 표현을 행정이 ‘허위·범죄 정당화’로 재단할 선례 우려
진보당 소속 울산 동구청장 판단에 비판 확산

 

울산 동구가 ‘윤 어게인(YOON AGAIN)’ ‘위증범벅 내란재판 무죄’ 등의 문구가 적힌 정당 현수막을 불법 광고물로 판단해 철거 절차에 착수하면서, 확정 판결이 없는 사안을 행정이 사실상 범죄로 전제해 통제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사건은 2026년 1월 20일 울산 동구가 내일로미래로당에 공문을 보내 현수막 자진 철거를 요청하면서 본격화됐다. 동구는 옥외광고물법상 ‘범죄행위를 정당하게 표현한 것’ 등 금지 광고물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1월 23일까지 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강제 철거) 또는 과태료 부과 가능성도 통보했다.

 

현수막은 설치 위치·기간 같은 형식 요건이 아니라 문구 내용을 문제 삼아 행정이 직접 제동을 건 사례로 알려지며 파장이 확산됐다. 실제로 일부 보도는 “정당 현수막이라도 내용이 문제면 규제할 수 있다는 판단이 공식화된 셈”이라고 전했다.

 

내일로미래로당은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보도됐다. 정치적 의견 표명에 대한 기본권 침해이며, 현수막 내용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담은 것으로 전해진다.

 

울산 동구청장 김종훈(진보당)은 같은 날(1월 20일) SNS를 통해 철거 통보 사실을 알리며 “내란 범죄를 옹호하는 현수막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법적 검토를 마쳤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당 울산시당도 별도 입장 표명에서 “내란을 옹호하고 범죄를 정당화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동구는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보도에 따르면 행안부는 해당 문구가 “명백한 근거 없이 거짓 내용 등을 표시한 내용으로 범죄행위를 정당화한 것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는 1월 26일 현수막 철거에 나섰고, 지역 방송과 지상파 보도에서도 실제 철거 장면과 함께 “문구가 거짓 내용을 표시했다는 이유”, “범죄행위를 정당화하는 내용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설명이 소개됐다.

 

이번 조치가 논란을 키운 지점은, ‘내란’이라는 중대 범죄 프레임이 확정 판결 이전에 행정 판단과 정치 공방 속에서 사실상 기정사실처럼 작동했다는 점이다. 형사책임과 죄명 성립은 본질적으로 사법부 판단 영역인데, 지방자치단체가 문구의 진실성·정당성까지 선제적으로 가르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향후 어떤 정치적 표현도 행정 해석에 따라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울산 동구에서는 철거가 진행된 반면, 동일·유사 현수막이 다른 지역에는 남아 있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적용 기준의 일관성 문제도 함께 불거졌다.

 

결국 이번 사안은 ‘불법 광고물 단속’의 범위를 넘어, 행정이 정치적 메시지의 허위성·위법성을 어디까지 판단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법 판단 이전에 중대 범죄 프레임이 공권력 조치의 근거로 사용될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