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6주 만삭 상태에서 이뤄진 이른바 ‘36주 낙태 사건’ 1심 판결을 계기로 생명윤리 논쟁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법원이 해당 사건을 단순한 낙태가 아닌 ‘살인죄’로 판단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임신 36주 낙태 사건은 태아의 생명권을 경시하는 사회 인식이 초래한 비극적 사건”이라며 이번 판결의 의미를 강조했다.
앞서 법원은 3월 4일 임신 36주 상태에서 낙태 수술을 받은 뒤 그 과정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산모 권씨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또 해당 병원 병원장에게 징역 6년, 집도의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의학적으로 이미 독립적 생존이 가능한 태아의 생명이 인위적으로 박탈된 사례라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을 낳았다. 임신 36주는 조산아의 생존율이 매우 높은 시기로 사실상 출생 직전에 해당하는 단계로 평가된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이러한 시점에서 이루어진 낙태는 단순한 의료 행위를 넘어 출생 가능한 생명을 제거한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재판부 역시 판결문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모든 인간은 헌법적 보호의 대상이며, 모체에서 태어난 생명은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어난 이상 누구에게도 그 생명을 침해할 권한은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과 관련해 “태아가 생존 가능한 상태에서 인공적으로 배출돼 살아있는 사람이 된 이상 이는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살해에 해당하며 낙태죄 적용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이번 판결이 만삭 단계에서 이뤄진 낙태 행위의 법적 책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산모에게 내려진 형량이 의료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그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합은 “이미 독립적 생존이 가능한 단계에서 생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는 매우 중대한 범죄이며 산모와 의료진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의 생명윤리 인식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아를 보호해야 할 생명이 아니라 ‘불편하면 제거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 국회에는 낙태 관련 대체 입법안들이 발의돼 있으며, 일부 법안을 두고 사실상 임신 주수 제한이 없는 낙태를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낙태 약물(일명 ‘먹는 낙태약’) 도입 논의도 이어지고 있어 생명윤리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낙태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생명권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인권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낙태의 완전한 자유화를 추진하기보다 여성과 태아를 동시에 보호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우선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생명윤리를 경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태아 생명권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환기시키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생명 존중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앞으로도 태아의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실질적 보호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