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진 의원(무소속)이 지난 1월 9일 대표 발의한 민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종교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 침해 여부, 정교분리 원칙의 해석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법안은 비영리법인을 적용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정교분리 원칙을 조문에 포함하면서 종교법인을 직접 겨냥한 규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개 광역시·도 악법대응본부(약칭 악대본)는 27일 성명을 통해 “해당 민법 개정안은 형식상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종교법인의 설립 취소와 강제 해산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라며 “사실상 종교단체 해산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개정안은 비영리법인이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하거나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해 선거, 정당 또는 후보자와 관련된 정치 활동에 개입했다고 판단될 경우 설립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위반 혐의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행정기관이 법원의 영장 없이 법인의 사무소나 사업장에 출입해 장부와 서류, 재산을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해산 시 잔여 재산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한 조항도 포함돼 있다.
악대본은 이러한 조항들이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 영장주의 원칙을 동시에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교분리 위반 여부를 행정기관이 판단하도록 한 구조에 대해 “사법적 판단을 거치지 않은 채 행정 권력이 종교단체의 존립을 좌우할 수 있게 하는 위험한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에서는 해당 법안이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시행했던 ‘포교규칙’을 연상케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악대본은 “포교규칙은 종교가 독립운동과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통제 장치였다”며 “이번 개정안 역시 종교의 사회적 발언과 공적 참여를 정치 개입으로 규정해 해산까지 가능하게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방 이후 헌법 제정 과정에서 ‘국교 분리’ 개념이 ‘정교 분리’로 오역·정착됐다는 역사적 해석을 제시하며, 정교분리 원칙이 종교를 보호하기 위한 기준이 아니라 통제 논리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악대본은 “행정 공무원이 영장 없이 종교법인의 회계와 업무를 조사하고, 해산 시 헌금과 기부금으로 형성된 재산을 국가가 귀속하는 방식은 민주사회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종교를 자유의 영역이 아닌 행정 통제의 대상으로 전환하는 입법”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해당 법안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동시에 위축시킬 위험이 크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민법 개정안 논란은 종교단체의 존립 문제를 넘어, 국가 권력이 종교의 발언과 사회 참여를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자유권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표가 종교계 일부 발언을 두고 수사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종교의 표현이 공권력의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행정 판단만으로 종교단체의 해산과 재산 귀속까지 가능하도록 한 법안 구조상, 종교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동시에 위축시키는 위험한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