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아동권리위원회(CRC)가 아동 권리 협약의 새로운 이행 방안을 담은 지침을 논의 중인 가운데, 해당 초안에 포함된 낙태 접근권 확대와 성 정체성 관련 조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와 운동가들은 해당 지침이 아동 보호라는 명분 아래 부모의 양육권을 침해하고 검증되지 않은 젠더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19일 국제사회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제네바에서 회의를 열고 '일반 논평 초안 제27호'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초안은 아동 권리 협약의 구체적인 이행을 위해 국가들이 취해야 할 조치들을 담고 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청소년의 성적·재생산 건강 권리와 젠더 관련 조항이다. 초안은 "제도적 장치는 소녀들의 주장을 다른 아동과 동등하게 다뤄야 하며, 젠더에 기반한 접근성 차별을 해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특히 성적·재생산 건강 권리와 관련해 남성 가족 구성원의 승인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청소년기 소녀들이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 없이도 낙태 서비스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한 초안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아동의 권리 보호를 강조하며, 각국 정부에 '젠더 변혁적(gender-transformative)'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가족 관련 시민단체와 보수 진영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초안이 채택될 경우 국제적인 표준으로 작용해 개별 국가의 법과 제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반대 측은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미성년자에게 성전환을 긍정하는 방향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아동에게 장기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호르몬 요법이나 수술적 처치를 성급하게 결정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낙태와 성 정체성 결정 과정에서 부모를 배제하는 것은 아동의 안전을 위협하고 가정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북미의 가족 운동가 크리스 엘스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엔이 미성년자의 낙태를 아동의 권리로 분류하고 부모를 결정 과정에서 배제하려 한다"며 "이는 정부와 국제기구가 주도하는 인위적인 젠더 이데올로기 주입"이라고 비판했다.
국제 청원 사이트 시티즌고(CitizenGo)에는 해당 초안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이 진행 중이다. 청원서는 "이 문구가 채택되면 법정, 학교, 병원 등에서 새로운 글로벌 표준으로 사용될 것이며, 이에 따르지 않는 부모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일반 논평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협약 가입국들이 아동 권리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해석적 지침으로 작용한다. 위원회는 오는 30일까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