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이 약 100일째 이어진 관장실 점거 사태로 정상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가 정상화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독립기념관 정상화를 위한 시민연대’는 27일 오전 독립기념관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 점거와 출입 봉쇄로 국가기념관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됐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일부 단체가 관장실 출입을 막고 농성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관장 출근 저지, 사무 공간 봉쇄 등이 장기화되며 기념관의 행정과 운영 전반에 어려움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연대는 “국가기념기관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된 상태”라고 비판했다.
점거 사태의 배경으로는 김형석 관장의 광복절 경축사가 거론된다. 김 관장은 경축사에서 광복의 의미를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조명하며,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와 국제정세 변화가 광복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는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광복을 둘러싼 다양한 역사적 조건을 함께 보려는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음에도 일부 단체에서 반발이 이어졌다.
시민연대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관장실 점거 사태의 즉각 중단 ▲독립기념관 정상 운영 보장 ▲경찰 및 관계기관의 대응 설명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관련 사실관계를 공개적으로 검증할 토론회를 제안하며 “왜곡된 주장과 갈등을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내부 갈등을 넘어, 우리 사회의 역사 해석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만 요구되는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양한 관점에서 현대사의 복합적 배경을 바라보는 대신, 특정 서사를 기준으로 해석을 강요하는 흐름이 오히려 갈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독립기념관은 국가가 설립한 대표 역사기념기관으로, 항일독립운동과 근현대사의 기억을 보존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시민연대는 “독립기념관에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 책무는 정치·사회적 논쟁이나 개인의 요구가 아닌, 객관적 역사 연구와 공공적 운영”이라며 정상화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