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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

법 개정 없이 낙태약물 허가 추진에 큰 논란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 “정부 추진은 명백한 불법”
“입법 공백에 약부터 도입, 의료·여성 안전 무너져”
의협 입장에도 반발 “생명보다 편의 앞세운 위험한 논리”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태여연)은 16일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 없이 낙태약물을 허가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정부의 인공임신중절약 도입 추진을 강력히 비판했다.

 

태여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10월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공임신중절 약물 도입은 이미 국정과제로 결정돼 관계부처가 제도 개선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점을 문제 삼았다. 태여연은 또 보도자료를 통해 10월 23일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유사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태여연은 이러한 정부 발언에 대해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에도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개정되지 않은 입법 공백 상태에서 행정부가 약물 허가를 통해 낙태 문제를 사실상 처리하려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식약처와 관계부처가 추진해야 할 일은 범부처 협의체를 통한 약물 도입이 아니라 헌재 취지에 따른 형법 개정을 위해 법무부와 협의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지호 의료윤리연구회 회장은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 없이 경구용 낙태약을 허가하는 것은 불법이며 의학적으로도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문 회장은 미국과 영국의 통계와 연구 사례를 언급하며 약물낙태의 위험성이 공식 통계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여연 측은 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낙태 실태 관련 조사에서 약물 중절 시도 후 추가 수술이 필요한 사례가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문 회장은 또 해외 연구를 인용해 낙태 경험 여성이 정신과 입원과 자살 시도 등과 관련한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며 약물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는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2월 8일 발표한 입장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차희제 프로라이프의사회 산부인과 의사는 의협이 태아 기형 발견 시기를 이유로 임신 10주 제한을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 것은 생명을 경시하는 위험한 논리라고 반박하며 과거에도 현재에도 태아 기형 여부는 낙태의 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진이 산부인과 의사 역시 의협의 이번 입장은 2020년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모체태아의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등이 공식적으로 제시했던 입장과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학적 근거보다는 편의성만을 강조하고 태아 생명에 대한 고려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임신 10주 이후 태아에 대한 최소한의 형사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낙태약을 포함한 모든 제도가 무규제 상태로 흘러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태여연은 성명을 통해 의협의 최근 입장은 장애와 기형을 낙태의 전제로 삼는 반인륜적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몇 달 사이 크게 바뀐 의협의 태도에 깊은 실망을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 없는 낙태약 허가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위기 임신 여성에 대한 의료·상담·출산·양육 지원 체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