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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인공기를 강단에? 신학의 오류인가, 사상적 무지인가?

교회가 흔들리면, 무너지는 것은 결국 사회와 국가

 

한 목회자의 인공기 발언에 교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 2025년 11월 24일, 서울 시민교회에서 열린 ‘제19차 고신 미래교회 포럼’에서 가나안농군학교 일가수도원의 오세택 목사는 현재 선거법 관련 구속 수사 중인 손현보 목사를 비판하며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상징한다면 인공기를 달아야 한다”는 취지의 비유를 댔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랑의교회가 태극기를 걸어둔 것을 문제 삼으며, 인공기가 오히려 교회의 초월성을 드러내는 상징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아래는 모 언론에 보도된 오 목사의 발언이다.

 

“...사랑의 교회 있잖아요. 저기 서초동에 사랑의 교회 가면 태극기가 있어요. 자기 교회 깃발하고. 그 교회가 태극기를 왜 붙이냐?

여러분 태극기를 붙이고 있는 교회 어떻게 어떤 생각이 드세요?

우리 개혁주의 입장에서 우리 교단 정신으로 보면 그게 정당한 겁니까? 민족주의입니까? 국수주의입니까?...

왜 태극기를 달고 있냐? 달려면 만국기를 달아야지...

그러면 상징적으로 딱 한 국기를 붙이면 된다.

그게 어느 나라 국기면 되겠습니까?

성조기를 붙이면 뭐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저기가 미문화원인가 하겠죠?

저기 일장기를 붙여 놓으면 더 이상하겠죠?

상징적으로 딱 한 국가 기가 있어요.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한다는 상징으로 붙일 국기가 하나 있습니다.

북한의 인공기입니다 인공기. 붙이려고 하면 그걸 붙여야지...”

 

태극기는 자유와 신앙을 지켜온 국가 체제의 상징이고, 인공기는 기독교 박해와 전체주의·폭력·우상화의 상징이다. 이것은 누구의 해석이 아니라 역사와 현실이 증명하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런 두 깃발을 동일 선상에 세우는 순간, 교회는 신앙의 기준을 잃고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오세택 목사는 이후 “좌우의 관점을 넘어서야 한다”, “세상의 이념을 뛰어넘자”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그 주장 자체가 한국교회에서 오래 반복되어 온 오류이기도 하다. 기독교는 좌우를 모두 넘어서는 초월성이 있지만, 동시에 악과 불의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는 신앙이다. 전체주의·사회주의·공산주의는 세계 역사에서 기독교를 보호한 적이 없고, 오히려 신앙과 예배를 가장 먼저 탄압해 온 체제였다.

 

이 논란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교회 내부에서도 정교분리에 대한 왜곡된 해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원래 정교분리는 정부가 종교를 억압하거나 간섭하지 말라는 원칙이었지, 교회가 사회와 국가 문제에 침묵하라는 명령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원리가 뒤집혀 교회와 목회자의 정치 참여와 발언, 사회적 책임을 제한하는 논리가 되어왔다.

 

오늘 한국 사회는 신앙과 자유, 국가 정체성이 동시에 흔들리는 시대다. 경제와 안보, 가치체계가 흔들리는 현실에서 교회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설 수 없다. 교회는 시대의 혼란 앞에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이 목회자의 역할이고 교회의 사명이다.

 

이번 논란은 단지 한 목사의 일탈이 아니다. 신학적 기준이 흔들리고, 전체주의에 대한 경계가 흐려지는 현실이 드러난 사건이다. 젊은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한국 교회의 위기다.

 

지금 한국 교회가 묻고 답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무엇을 지킬 것인가. 어디에 설 것인가. 어떤 가치와 어떤 신앙 위에 설 것인가.

교회가 바로 서면 가정과 사회, 국가가 바로 선다. 반대로 교회가 무너지면 다른 모든 것이 무너진다.

 

지금은 교회가 분별해야 할 때이고, 결단해야 할 때이다.

국가와 교회의 큰 위기 앞에 어느때보다 교회와 목회자들의 큰 각성이 일어나야 한다.

[독자기고] 한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