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 매장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최근 눈에 띄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때 매대를 점령했던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을 앞세운 게임들이 사라지고, 다시 화려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운 게임들이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이념의 시대를 지나 재미의 시대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 8년의 노력이 12일 만에 물거품... 왜 그랬을까?
지난해 전 세계를 경악케 했던 '콩코드(Concord) 사건'은 여전히 상징적인 사례로 회자된다. 무려 8년이라는 긴 세월과 수천억 원의 제작비가 게임 콩코드에 투입됐지만, 출시 단 12일 만에 서비스가 종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실패의 이유는 명확했다. 제작사가 다양성을 존중한다며 내놓은 주인공들이 정작 게이머들에게는 아무런 매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웅이 되어 세상을 구하고 싶은 게이머들에게 옆집 아줌마나 아저씨 같은 외모를 강요하고, 캐릭터마다 '성 정체성'을 공부하게 만든 설정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게임을 하러 왔지, 사상 교육을 받으러 온 게 아니다"라는 게이머들의 외침이 시장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이었다.
■ "동성애 장면이 왜 여기서 나와?"... 맥락 없는 끼워넣기
문제는 단순히 외모뿐만이 아니다. 최근 많은 서구권 게임이 스토리 전개와는 아무 상관 없는 동성애 장면을 비중 있게 삽입하며 몰입감을 깨트리고 있다. 작위적으로 설계된 소수자 캐릭터들과 훈계조의 대사들은 마치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도덕 과목'처럼 게이머들의 피로를 자극한다.
캐나다 현지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의 유저들은 이를 '체크리스트 채우기'라고 꼬집는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고민하기보다 '동성애자 캐릭터 넣기', '여성 주인공 못생기게 만들기' 같은 항목을 채우느라 게임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 다시 '힐링과 즐거움'라는 본질로 돌아오는 길
게이머들은 단순히 '옳은 게임'이 아니라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즐거운 게임'에 지갑을 연다. 최근 게임 시장은 다시 중심을 잡고 있다. 특정 사상을 강요하는 대신 게이머가 원하는 시각적 만족과 액션, 서사에 집중한 게임들이 압도적인 흥행을 기록하며 '재미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PC 주의는 돈이 안 된다"는 시장의 냉혹한 결론이 나오자 비로소 제작사들도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결국 시장의 주인은 소비자라는 단순한 진리가 다시금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이념적인 메시지를 앞세우기보다 게이머들이 열광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 전략임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PC 주의 논란으로 긴 진통을 겪은 글로벌 게임 시장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게이머들에게 다가갈지, 그 변화의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