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자진 사퇴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전직 보좌진들의 탄원서에 담긴 각종 의혹을 거론하며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재수사를 촉구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인사 검증 과정에 대한 해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30일 지명된 지 20일 만이다.
그는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작은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이어갔다.
김 후보자의 사퇴 직후 국민의힘은 잇따라 논평을 내고 전직 보좌진들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탄원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해당 탄원서가 지난 17일 청와대에 전달됐으며, 여기에는 김 후보자의 과거 성추행 및 무마 의혹과 추가 음주운전 의혹, 음주 후 보좌진을 상대로 한 상습적인 욕설·폭언 의혹 등이 담겼다고 전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김승원 후보자가 오늘 물러난 배경에는 전직 보좌진들의 탄원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후보자는 오늘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겠다며 물러난다고만 하고 이 의혹들에는 한마디도 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그동안 제기된 부정청탁과 음주운전, 세금 체납, 위장전입, 자녀 및 가족 관련 의혹 등을 거론하며 후보자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된 시점도 문제 삼았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탄원서가 청와대에 들어간 날이 17일인데 대통령은 어제까지 임명을 저울질했다”며 “민주당과 청와대는 이 인사 참사부터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의 인사청문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청문회 당시 김 후보자가 눈물을 보이자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이 함께 눈시울을 붉힌 장면과 이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된 점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말하는 검증이란 후보자와 함께 울어 주고 보고서를 밀어 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잇따라 논평을 내고 김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와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언론 보도를 통해 전직 보좌진들이 성추행 및 무마 의혹과 추가 음주운전, 상습적인 폭언·욕설, 추가 청탁 의혹 등을 담은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진사퇴로 성추행 의혹을 덮으려 한 김승원 의원은 당장 의원직에서도 내려오라”고 주장하며, 장관 후보직 사퇴와 별개로 탄원서에 담긴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가 규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별도 논평에서도 “‘사퇴’는 면죄부가 아니다”라며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인사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했다.
그는 “장관 자리를 내려놓는 수준으로 어물쩍 넘어갈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김승원 의원을 둘러싼 각종 범죄 의혹에 대해 즉각적이고 엄정한 재수사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 개인을 넘어 청와대와 민주당의 인사 검증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청와대가 탄원서를 전달받았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도대체 누가, 왜 은폐하려 했는지 국민 앞에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과 함께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과 책임자에 대한 징계 및 보직 해임 등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앞서 김 후보자를 두고 “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평가한 점도 거론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민주당을 향해서는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조치를 촉구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날 논평에서 거론한 성추행 및 무마, 추가 음주운전, 폭언·욕설, 추가 청탁 등의 내용은 전직 보좌진 탄원서와 언론 보도를 토대로 제기된 의혹이다.
김승원 의원 측은 이날 탄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오류가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역시 탄원서 전달 여부와 관련해 인사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의 사퇴 이후 정치권의 공방은 장관 후보자 자격 문제를 넘어 전직 보좌진들이 제기한 의혹의 사실관계와 청와대의 사전 인지 여부, 인사 검증 과정에 대한 책임론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