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혐오·차별 표현 예방 및 대응 가이드북’을 둘러싸고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학부모단체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관련 개념과 판단기준, 사례를 학교 공식 지침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며 서울시교육청에 가이드북 재검토를 촉구했다.
자녀교육권부모연합(PACER)은 9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관련 내용을 가이드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교원·시민 1만1480명이 참여한 서명도 서울특별시교육감에게 제출했다.
단체는 학교 내 모욕과 폭력, 괴롭힘, 부당한 차별로부터 학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사회적·교육적으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개념을 전국 학교의 공식 지침에 담아 학생 지도의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관한 개념과 판단기준 및 사례를 학교 공식 지침에 포함하는 것은 가치관이 형성되는 학생들에게 특정 관점을 사실상 교육의 기준으로 제시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PACER는 이날 성명에서 “논쟁적 개념을 공식 지침에 담는 것은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교실을 갈등의 장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학생의 발달단계와 교육과정에 비추어 볼 때 논쟁적 개념의 도입은 교육적으로 정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관련 개념을 학교의 공식 판단기준으로 삼을 경우 “가치관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특정한 관점을 사실처럼 전달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이는 부모의 자녀교육권과 교원의 전문성, 그리고 교육의 중립성을 모두 침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가이드북 마련 과정에서 학부모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는지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는 교육기본법 제13조가 부모 등 보호자에게 자녀교육에 관한 권리와 책임을 인정하고 있으며 헌법재판소 역시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헌법상 보호되는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부모의 의견을 배제한 의견수렴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며 가이드북 최종 확정에 앞서 교육 당사자인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제출된 서명은 지난 2일부터 진행됐으며 8일 오후 2시 기준 총 1만1480명이 참여했다.
참여자 가운데 학부모는 5038명(43.9%), 교원 625명(5.4%), 일반 시민 4872명(42.4%)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3518명(30.6%), 서울 2850명(24.8%)으로 집계됐다.
PACER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을 향해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관련 개념과 판단기준 및 사례를 가이드북에서 즉각 제외할 것 ▲1만1480명의 서명에 담긴 의견을 공식 의견수렴 과정에 반영할 것 ▲학부모 대표가 참여하는 간담회 또는 공개 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가이드북을 최종 확정·배포하기 전에 이 같은 요구사항에 대한 공식 입장과 향후 의견수렴 계획을 서면으로 회신할 것도 촉구했다.
PACER는 “학생을 보호하는 문제와 사회적·교육적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개념을 전국 학교의 공식 지침에 담아 학생에게 지도하는 문제는 구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수의 편향된 목소리가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교육적 기준 위에서 가이드북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가이드북 제작 과정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