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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사랑했는데, 한 나라가 따라왔다”…프란체스카의 ‘Dear Korea’

오스트리아 여성이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선택하기까지
건국·전쟁·4·19·하와이 망명…격동의 현대사 70분 모노극으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부인 프란체스카 도너 리의 삶을 한 여성의 시선으로 조명한 모노극 《Dear Korea》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비유아트홀에서 공연된다.

 

《Dear Korea》는 대통령 영부인의 일대기를 나열하는 전기극이 아니라, 한 사람을 사랑하면서 그가 꿈꾸던 나라를 만나고 결국 자신이 태어나지 않은 대한민국을 자신의 조국으로 선택했던 한 여성의 기억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공연은 1992년 이화장에서 노년의 프란체스카가 한 통의 편지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짧은 질문을 마주한 프란체스카는 오래된 타자기와 편지를 꺼내 한 젊은이에게 답장을 쓰기 시작하고, 그 편지는 자신의 삶과 대한민국을 향한 기억으로 이어진다.

 

시간은 1933년 스위스 제네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연맹 회의 기간 중 프란체스카는 이승만을 만난다. 당시 그녀에게 ‘Korea’는 지도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낯선 나라였다. 그러나 아직 독립하지 못한 조국의 미래를 확신하는 이승만을 통해 처음으로 대한민국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이후 작품은 독립을 꿈꾸던 망명객과의 결혼과 ‘이부란’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 시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한국전쟁, 4·19와 하야, 하와이에서 맞은 이승만의 죽음, 그리고 프란체스카의 귀환까지 이어지는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

 

제작진은 “한 남자를 사랑했는데, 한 나라가 따라왔다”는 문장으로 작품을 압축한다.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사랑이 어떻게 한 나라를 향한 사랑으로 이어졌는지,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대한민국을 프란체스카가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였는지를 무대 위에 풀어낸다.

 

특히 이승만의 정치적 생애 자체를 중심으로 현대사를 재현하기보다,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격동의 역사를 함께한 프란체스카의 기억과 선택에 초점을 맞췄다.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역사적·정치적 상징 뒤에 가려졌던 프란체스카를 사랑하고 선택하고 기다리며 상실을 겪었던 한 인간으로 조명한다는 것이 작품의 취지다.

 

제작진은 프란체스카의 기억을 통해 관객들에게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 나라로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프란체스카 역은 배우 김신실이 맡아 70분간 인터미션 없이 홀로 무대를 이끈다. 극작은 루크박, 연출은 박문수가 맡았다.

 

공연을 제작한 ‘홧김에 박문수 프로젝트’는 “우리는 홧김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홧김은 결코 사소한 충동이 아니다. 더는 미룰 수 없는 뜨거움에서 비롯된 에너지”라며 “우리의 작품은 과정이며, 선언”이라고 창작 취지를 밝혔다.

 

《Dear Korea》는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비유아트홀에서 공연된다. 평일 공연은 오후 7시30분, 주말은 오후 3시에 시작하며 관람 연령은 만 8세 이상이다. 티켓은 전석 5만원으로 NOL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