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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범의 '총기상점'

[김행범의 총기상점] 서울대 10개 만들기? ‘지대추구’가 부른 좌파식 관(官)의 사육

 

속칭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거점 국립대학들에 3천 5백억씩 돈 나눠주는 정책은 교육부가 판을 짠, 공공선택학에서 지적하는 거대한 '지대추구(rent seeking)'의 적나라한 예다.

 

일차로 부산대, 전남대, 충남대 3개 대학이 그 선정 대상이 되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 잘못된 정책임은 돈 나눠주면 곧 서울대 9개가 더 만들어진다는 근본 전제가 틀려먹었다는 것, 그리고 이에 선정되기 위한 지대추구 비용 속에는 이 정권에 잘 맞추도록 만드는 굴종 비용도 포함되고, 연구와 교육이란 양대 본질보다 이 정책의 수혜자가 되기 위해 상당 부분의 지력과 자원이 소모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1차 선정에 어느 학교가 빠졌다고 혹은 포함되었다고 싸우는 건 이 정책의 근본 오류를 몰각한 채 잘못된 정책 구조 안의 세부 자잘한 경쟁 국면에 초점이 묶여버린 것이다. 배급품을 왜 내게는 안 준다고 불평하기 보다는 이 배급 정책 자체가 잘못된 것임을 먼저 분명히 강조해야 한다.

 

심지어 이 정책 초기 논의 단계에서는 예컨대 "서울대학교 OO캠퍼스" 식으로 전국에 10개의 서울대학교를 만드는 거라는 논의도 있었다가 그후 각 교명은 현재 교명을 유지하기로 정해졌다. 비록, 공식적으로는 이런 코미디적 발상이 없어졌지만 정책 동기의 그런 천박함이 대학들 및 교육부의 유인 체계에서 과연 완전 탈색되었을까?

 

이미 국립은 물론 사립대학교 마저 정말 몇 군데만 빼면, 교육부 재정지원 없이는 경영이 어려운 지경이다. 그 이유는 등록금을 스스로 책정하지 못하게 정부가 묶어 놓았기 때문. 그래서 사립대학교 마저 교육부 의존은 심화되고 모든 대학의 관립대학처럼 변질된다.

 

이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대학은 초라해 지고 정부만이 커진다. 정부부처 퇴임 관료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이해관계 있는 기관에 일정 기간 취업할 수 없다. 그러나, 교육부 관료만은 국공립 및 사립대학교에 취업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대학이 "공익적 성격의 기관" 이라는 것. 그러나, 날로 대학이 교육부에 종속되어 가는 마당에 전혀 맞지 않은 논리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같은 경우, 대학과 교육부는 고객과 가게 주인 같은 긴밀한 동업자 관계. 곧, 지대 공급자와 지대추구자라는 적나라한 공생관계에 불과하다.

 

그러고보니 이게 다 대학의 정치화이다. 과거 학문의 자유를 떠들던 좌파 정부가 이제 대학을 지대추구 현장으로 만들어 다시 정치화로 몰아가는 중이다. 대학 세우고 돈 붓고 정부가 강조하는 분야를 지정하며 그리 유도하고 저들 끼리 스스로 모두 "세계 대학" 이라고 부른다고 세계 수준 대학이 되나. 중국의 축구 수준이 형편없는 신비를 모르는 자들의 사고에서 나온 정책이다. 발상 자체가 재원에 무책임한 좌파 교육정책의 표본이다. 그 대상으로 선정되어 지원받고자 정부 지시에 종속되게 만듦은 자명하다.

 

왜 수익자 부담원칙에 더 적합한 등록금은 묶어놓고 문재인 이래로 복어 배같이 팽창시킨 조세로 대학을 지원하나? 공익이란 명분으로 등록금을 통제하여 대학을 궁핍하게 만들어 놓고는 재정 지원금으로 공사립 불문 모든 학교를 통제해간다. 그게 좌파 교육정책의 패턴.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좌파정권 교육정책의 표본실이다. 내일 정권이 바뀌어 곧 뒤집히더라도, 일단 눈 앞에 보이는 수천억 지대rent)를 향해 대학들은 기꺼이 지대추구 행위에 가담한다. 마침내 대학은 시장에서 소비자의 수요에 맞추는 경쟁력은 상실하고 교육부로부터 수입을 얻는데 전문화된 사업 입찰자가 된다. 이런 구조에 무슨 대학의 자유를 말할 자격이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