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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웨일스 성별정체성 클리닉, 성전환 수술 의뢰 전면 중단

인구는 영국의 5%인데 수술 의뢰는 17%…이례적 격차에 안전성 논란
NHS 웨일스 독립 임상검토 착수…호르몬 치료·심리 지원은 계속

 

영국 웨일스의 성별정체성 의료서비스 기관이 성전환 수술과 관련한 신규 의뢰를 전면 중단했다. 웨일스가 영국 전체 인구의 약 5%에 불과한데도 성전환 수술 의뢰 건수는 영국 전체의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료적 적절성과 환자 안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기독교 법률·정책단체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은 4일 웨일스 카디프에 기반을 둔 웨일스 젠더 서비스(Welsh Gender Service·WGS)의 성전환 수술 의뢰 중단과 이를 둘러싼 논란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NHS 웨일스 공동위원회(NWJCC)는 최근 WGS의 성별확정수술(gender affirming surgery) 의뢰를 일시 중단하고 독립적인 임상 검토에 들어가기로 했다. 영국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웨일스의 수술 의뢰 비율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영국 언론인 닉 월리스가 정보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2025년 영국 전체 성전환 수술 의뢰 가운데 최대 17%가 웨일스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웨일스 인구가 영국 전체의 약 5%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격차다.

 

구체적으로 WGS는 여성화 성전환 수술을 2024년 148건, 2025년 163건 의뢰했다. 남성화 흉부수술(유방절제술)은 각각 234건과 207건, 남성화 성전환 수술은 46건과 56건이었다.

 

WGS의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크리스천컨선에 따르면 WGS는 ‘중대한 단일 서비스 실패 또는 누적·구조적 우려’가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잠재적 우려 서비스(potential service of concern)’로 지정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영국 정보위원회(ICO)는 지난달 19일 WGS가 2025~2026년 관련 정보공개 요구에 자료를 제공하지도, 거부 통지를 하지도 않았다며 관련 정보를 처리하도록 결정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중단 조치는 수술 관련 절차에 한정된다.

카디프·베일 대학보건위원회의 데이비드 플럭 의료총괄 책임자는 “이번 중단은 성별확정수술 의뢰와 수술 평가, 수술에 한정된다”며 “호르몬 치료 지원과 내분비 검토, 심리 지원 서비스 등 WGS가 제공하는 다른 진료는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보다 광범위한 독립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웨일스 보수당 보건 대변인 나타샤 아스가르는 “한 기관이 영국 평균의 3~4배에 달하는 비율로 되돌릴 수 없는 시술을 의뢰하고 있다면 왜 그런 일이 발생하는지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차이가 의뢰 경로나 임상 관행, 환자 평가 방식 등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누군가 되돌릴 수 없는 시술을 받기 전에 의료시스템이 올바른 질문을 하고 환자의 장기적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평가 과정과 관련한 의혹도 제기됐다. 웨일스 의회(Senedd)의 리폼UK 대표인 댄 토머스는 WGS 직원들이 의료적 개입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족과 거리를 두도록 환자에게 권유했다는 주장을 접했다며, 증거가 뒷받침될 경우 이번 검토 과정에서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립 검토의 주체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NWJCC가 이번 검토를 ‘경험 있는 젠더 임상의’들이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자 크리스천컨선은 기존 성별정체성 의료체계에 참여해 온 의료진이 검토를 맡을 경우 독립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WGS의 전 임상 책임자인 소피 퀴니 박사를 둘러싼 논란도 재조명됐다. 원문은 퀴니 박사가 과거 성별정체성 의료와 관련해 “우리는 이것을 과학이 아니라 예술로 만들려고 한다”고 발언했으며, 흉부수술을 받기 전 의사 한 명의 의견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크리스천컨선은 이를 근거로 WGS의 임상 판단과 근거 수준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웨일스 제1장관 룬 압 이오르웨르트도 신속한 조사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WGS는 웨일스 노동당 정부와 플라이드 컴리(Plaid Cymru) 간 2017~2018년도 예산 협상 등을 거쳐 설립이 추진된 기관이다.

 

크리스천컨선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수술 의뢰 건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 선별과 평가, 호르몬 처방, 수술 후 부작용 및 후회·탈전환(detransition) 환자에 대한 지원까지 폭넓게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WGS에 관여하지 않았던 의료진과 연구자들이 검증에 참여해야 한다”며 성별정체성 의료를 받아온 환자들의 장기적인 신체·정신 건강 결과를 객관적으로 추적·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