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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교조의 윤석열 탄핵"은 되고 "대한교조의 자유민주주의"는 안 되나?

- 서울교육청, 대한교조만 교원 연수 홍보 배제 논란
- 학생인권위 수정 권고 거부하자 홍보 불허…대한교조 “선택적 사상검열”
- 박상윤 상임위원장 “특혜 아닌 동일한 기준 요구…정근식 교육감 직접 답해야”

 

서울특별시교육청이 교원단체 홍보자료에 대한 학생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수정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한민국교원조합(이하 대한교조)의 교원 연수 홍보를 불허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교조는 9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교육청이 전교조와 교사노조 등 다른 교원단체에는 정치적·이념적 표현과 가입 기프티콘 홍보까지 허용하면서, 대한교조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공정한 경쟁과 보상’ 등의 표현만 문제 삼아 홍보 기회를 박탈했다”고 밝혔다.

 

대한교조는 이를 특정 교원단체에만 다른 기준을 적용한 ‘선택적 사상검열’로 규정하고, 학생인권영향평가의 법적 근거와 다른 교원단체와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서울교육청이 공식적으로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교조에 따르면 서울교육청교육연수원은 그동안 대한교조·한국교총·전교조·교사노조 등 교원단체에 교원 연수 과정에서 각 단체를 소개할 기회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정근식 서울교육감 취임 이후 처음 열린 2026년 1월 15일 1급 정교사 자격연수부터 대한교조에 대한 홍보 제한이 시작됐다는 것이 대한교조의 설명이다.

 

당시 서울교육청은 연수를 불과 이틀 앞두고 대한교조 측에 “역사적·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다”며 연수에서 빠질 것을 요구했다. 교육청은 대한교조와 리박스쿨의 연계 의혹을 제기한 언론보도와 대한교조가 발간한 『대한민국 사회교과서』의 역사 서술 등을 그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교조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근거로 “대한교조는 리박스쿨의 협력단체가 아니며 극우단체도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또 『대한민국 사회교과서』가 일제 식민 지배를 억압과 차별로 명시하고 있고, 5·16에 대해서도 ‘군사정변’이라는 교과서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서울교육청이 제시한 배제 사유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2026년 여름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앞두고 다시 불거졌다.

서울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는 서울교육연수원의 요청을 받아 대한교조가 연수에서 사용할 홍보자료에 대해 학생인권영향평가를 실시했다.

 

학생인권위원회는 대한교조 자료에 담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긍정하는 교사들, 공정한 경쟁과 공정한 보상을 가르치는 교사들”이라는 문구에 대해 마치 이를 부정하는 교사 집단이 존재하는 것처럼 왜곡한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평가권의 회복이 교권의 본질”이라는 문구에 대해서는 평가권을 과장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평가권은 수업권과 생활지도권 등과 함께 교사에게 인정되는 권한 중 일부이며, 교권을 학생에 대한 무제한적인 지배권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학생인권위원회는 또 “남녀를 갈라치고 남성성과 여성성의 본질적인 차이를 부정하며 아이들의 성정체성을 왜곡하는 교육”, “교실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바로 가르치기” 등의 표현이 구체적인 근거 없이 불신과 갈등을 조장해 교육공동체 인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한교조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와 관련한 현재의 법적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하라는 지적은 받아들여 자료를 수정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교사의 평가권, 성정체성 교육 등에 관한 나머지 수정 요구는 교원단체의 교육관과 정체성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며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서울교육연수원은 지난 8월 6일 대한교조에 보낸 공식 문서를 통해 “검토 의견 미수용으로 교원단체 홍보 불가”라고 통보했다.

대한교조는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는 ‘권고’라고 하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홍보 자체를 불허했다면, 이는 사실상의 수정 명령이자 사전검열이라고 비판했다.

 

대한교조는 같은 연수에서 다른 교원단체가 사용한 홍보자료와 비교하면 서울교육청의 기준을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교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교조는 대한교조의 홍보가 불허된 8월 6일 연수에서 ‘윤석열 탄핵’을 가입 이유 중 하나로 소개했다.

전교조는 ‘비상계엄 해제 루트 탐방’과 관련해 ‘내란 척결’을 언급한 활동과 ‘극우’라는 정치적 표현, 성소수자 학생 관련 연수 등도 홍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노조는 논쟁적인 역사·이념적 해석과 관련된 작품의 작가 초청 연수를 소개하고, “오늘까지 추천인에 ‘1정 연수’를 적고 가입하면 기프티콘을 증정한다”는 내용의 신규가입 홍보를 진행했다.

 

대한교조는 전교조와 교사노조의 홍보까지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각 교원단체가 자신의 정체성과 교육관, 주요 활동을 자유롭게 소개할 수 있다면 대한교조에도 동일한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교조는 “전교조의 ‘윤석열 탄핵’과 ‘내란 척결’은 교원단체의 정체성으로 허용하면서 대한교조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인권에 부정적인 표현으로 판단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어 “다른 단체의 정치적·이념적 주장은 표현의 자유이고, 대한교조의 교육적·정책적 견해는 혐오와 갈등 조장이 되는 것이냐”며 서울교육청의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박상윤 대한교조 상임위원장은 “대한교조가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동일한 기준”이라며 “전교조가 탄핵과 내란 척결을 말할 자유가 있다면 대한교조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공정한 경쟁과 교사의 평가권을 말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학생인권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교육관만 허용하고 다른 견해를 연수 현장에서 퇴출한다면 이는 인권교육이 아니라 선택적 사상검열”이라며 “정근식 교육감은 실무자 뒤에 숨지 말고 대한교조와 직접 만나 이번 조치의 근거와 책임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교조는 지난 8월 19일 정근식 서울교육감에게 공문을 보내 학생인권위원회가 교원 대상 연수에서 교원단체의 홍보자료를 사전 심사하고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학생인권위원회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위원 명단과 주요 경력, 활동 이력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교총과 전교조, 교사노조 등 다른 교원단체에도 동일한 학생인권영향평가를 실시했는지 밝히고, 실시했다면 각 단체에 전달한 검토의견서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대한교조 관계자는 “서울교육청이 답변을 계속 회피한다면 이번 사안은 단순한 홍보시간 배정 문제가 아니라 행정권과 학생인권 제도를 이용해 특정 교원단체의 교육관을 배제한 문제가 된다”며 “진정한 다양성은 자신과 다른 교육관에도 동등한 발언 기회를 보장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대한교조가 공식 답변과 교육감 면담을 요청한 가운데 정근식 서울교육감과 서울교육청이 편향성 및 형평성 논란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