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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대전 ‘성평등복지국’ 대신 ‘복지국’ 유지…88개 단체 “여성 권리 지켜냈다”

‘성평등’ 용어 둘러싼 우려 반영…기존 ‘복지국’ 유지
시민사회 “성평등 용어·정책적 영향 면밀히 살펴야”

 

13일 대전광역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대전시 조직개편안 가운데 ‘성평등복지국’ 대신 기존 ‘복지국’ 명칭과 체계를 유지하는 안을 원안 가결한 데 대해 대전지역 88개 시민·학부모·여성단체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퍼스트코리아시민연대를 비롯한 대전지역 법률·교육·인권 전문가 및 88개 시민·학부모·여성단체 연합은 이번 결정에 대해 “여성의 안전과 권익을 비롯해 장애인, 독거노인, 저소득층 등 도움이 절실한 사회적 약자의 복지권을 지켜내기 위한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대전시는 당초 기존 복지국의 명칭을 ‘성평등복지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시민사회의 찬반 논란이 이어진 끝에 기존 ‘복지국’을 유지하는 조직개편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88개 단체는 “이번 결정으로 시민의 소중한 세금과 복지 행정력이 장애인, 독거노인, 저소득층 등 실제적인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보다 집중될 수 있게 됐다”며 “여성의 권익과 사회적 취약계층의 복지를 온전히 지켜낸 현명한 용단”이라고 밝혔다.

 

‘성평등복지국’ 신설을 요구했던 일부 여성단체를 향해서는 ‘성평등’이라는 용어의 의미와 정책적 영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성평등’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이고, ‘성평등’은 다양한 성을 포함하기 때문에 두 용어가 정책적으로 동일한 의미인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대한민국 헌법과 현행 양성평등 관련 법체계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단체 측의 주장이다.

 

2014년 양성평등기본법 제정 당시 법률상 공식 용어로 ‘양성평등’이 사용됐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단체 측은 “‘성평등’이라는 용어가 정책 현장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여성의 권리와 안전이라는 관점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별에 관한 법적·행정적 기준 변화가 여성 전용 공간과 여성 스포츠, 여성 대상 복지·고용정책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법원의 성별정정 사례와 해외의 법·제도 변화를 거론하며 “성별에 관한 법적·행정적 기준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여성 전용 공간, 여성 스포츠, 여성 대상 복지 및 고용정책 등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대법원의 여성에 대한 법적 정의 관련 판결 사례도 언급했다. “국제사회에서도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성별에 관한 법적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직개편 반대 운동의 취지에 대해서는 특정 집단에 대한 배제가 아니라 여성의 안전과 권리, 복지행정의 본래 목적을 지키는 데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단체 측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조직 명칭과 정책 방향은 단순한 명칭 변경에 그치지 않고 향후 예산과 사업, 행정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권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대전시의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이번 ‘복지국’ 유지 결정은 여성의 안전과 권익을 지키는 동시에 실제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에게 복지행정의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대전시가 앞으로도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논리에 치우치지 않고 시민의 삶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행정을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안은 대전시의 민선 9기 첫 조직개편 과정에서 일부 여성단체 등이 성평등 정책 전담조직 강화를 요구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초 성평등 정책을 총괄할 전담조직 신설 등을 요구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숙 대전시의회 운영위원장도 ‘성평등복지국’의 상징성을 강조하며 복지국 명칭 앞에 ‘성평등’을 넣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대전시가 기존 복지국의 명칭을 ‘성평등복지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찬반 논란이 확산됐다. 특히 대전지역 88개 시민·학부모·여성단체 등은 ‘성평등’ 용어와 복지정책 방향 등을 문제 삼아 강하게 반대해왔다.

 

대전시는 최종적으로 노인과 아동 등 다양한 복지대상을 고려한 ‘모두의 복지’를 지향한다는 취지에서 기존 ‘복지국’ 명칭을 유지하는 조직개편안을 제출했고,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3일 이를 원안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