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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미국 보수진영 거목 린지 그레이엄 별세…공화당 안팎 추모 물결

심장질환에 따른 갑작스러운 사망…트럼프 "가족 같은 사람이었다" 애도
'SAVE America Act'·친이스라엘·대이란 강경노선 이끈 외교안보 핵심 인사
공화당, 후임 인선 착수…파멜라 에벳 부지사·러셀 프라이 하원의원 등 거론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략가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치적 조언자로 평가받아 온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이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향년 71세.

 

그레이엄 의원실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그가 짧고 갑작스러운 질환(brief and sudden illness) 끝에 숨졌다고 밝혔다. 워싱턴DC 검시당국은 예비 조사 결과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에 따른 대동맥 박리(aortic dissection)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으며, 최종 사인은 독성검사와 조직검사가 마무리된 뒤 확정될 예정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불과 며칠 전까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는 등 왕성한 의정활동을 이어왔던 만큼, 미국 정치권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과 미국 보수진영에서는 그의 별세를 애도하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NBC '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그레이엄 의원을 "가족 같은 사람이었다"고 회고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를 상대로 문제를 해결해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정치인이었다"며 "정말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그가 해결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서도 "내가 알았던 가장 위대한 사람들과 상원의원 가운데 한 명"이라고 추모했다.

공화당 원로인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좋은 친구이자 위대한 미국인이었다"며 "곧은 신념과 확고한 소신, 정의로운 싸움을 향한 열정으로 미국과 상원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했다"고 애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출신으로 1995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2003년부터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며 20년 넘게 공화당의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어 온 대표적 인물이다.

 

미 공군과 공군예비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방위군에서 총 33년간 복무해 대령으로 예편한 그는 군사와 국가안보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상원 군사위원회와 법사위원회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외교·안보 분야 조언자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이스라엘 안보, 이란 핵 문제, 중동 전략 등 주요 국제 현안에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며 미국의 동맹 강화와 국가안보 정책을 적극 뒷받침했다.

 

그는 이란 반정부 인사들과도 긴밀히 교류하며 정치범 석방과 자유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이란 민주화 운동 진영에서는 그를 '언클 린지(Uncle Lindsey)'라고 부를 정도로 신뢰를 보냈으며,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와도 만나 이란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정책을 적극 지지해 왔다.

 

또한 불법이민 대응과 선거 신뢰 회복을 위한 SAVE America Act 추진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은 그를 추모하며 "그는 원칙 있는 초당적 토론을 믿었고, 이민과 선거 신뢰 회복을 위한 입법 과정에서 누구보다 헌신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친생명(Pro-Life) 운동과 종교의 자유, 세계 각지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 보호 활동에도 적극 앞장서며 미국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의 별세로 공화당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큰 공백을 맞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폭스뉴스는 "그레이엄 의원은 복잡한 국제정세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대통령에게 직접 조언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며 "그의 빈자리는 쉽게 메워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공화당은 후임 인선 절차에도 착수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법에 따라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가 임시 상원의원을 임명하게 되며, 이후 특별선거를 통해 후임자가 선출된다. 현재 공화당 내부에서는 파멜라 에벳 부지사와 러셀 프라이 연방 하원의원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해 조속한 후보 단일화와 안정적인 승계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그레이엄 의원이 수십 년간 쌓아온 외교·안보 분야의 경험과 리더십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보수진영의 핵심 전략가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파트너였던 그의 빈자리는 앞으로 공화당과 미국의 대외정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