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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일반

"6·25를 중국식 '항미원조'로?" 전쟁기념관 표기 논란에 교원단체 강력 반발

초등학생 대상 6·25 교육에 중국 공산당 선전용어 사용 논란
대한교조 "역사교육 기준·국가 정체성 흔드는 중대 사안"
전쟁기념사업회 "중국 입장 옹호 의도 없어"…게시물 삭제·프로그램 중단

 

대한민국교원조합(위원장 박상윤, 이하 대한교조)이 전쟁기념관의 초등학생 대상 6·25전쟁 특별 해설 프로그램 홍보물에 중국 공산당의 선전 용어인 '항미원조'가 사용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철저한 경위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교조는 10일 발표한 논평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홍보 실수나 표현상의 부주의로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의 전쟁기념관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서 6·25전쟁의 본질을 흐릴 수 있는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병렬 배치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논란은 전쟁기념관이 운영하는 '6·25전쟁, 서로 다른 해석' 교육 프로그램 홍보물에 대한민국의 공식 명칭인 '6·25전쟁'과 함께 중국 측이 사용하는 '항미원조'라는 표현이 사용되면서 불거졌다. '항미원조'는 중국이 한국전쟁을 자국의 시각에서 규정하며 사용하는 표현으로, '미국에 맞서 조선을 도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합은 "'항미원조'는 중립적인 학술 용어가 아니라 중국이 중공군 참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정치적·선전적 용어"라며 "미국의 침략에 맞서 조선을 도왔다는 서사를 전제로 하는 표현을 대한민국의 전쟁기념관 교육 콘텐츠에 포함시킨 것은 역사 인식의 기준을 흐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역사 인식과 헌법 질서 위에서 6·25전쟁은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이며, 중공군은 그 전쟁에 개입해 한반도의 비극을 장기화한 당사자"라며 "이는 단순한 해석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과 국가 정체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교육적 측면에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대한교조는 "다른 나라가 특정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서술하는지 소개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객관적 사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며 "초등학생에게 보여주는 첫 화면에서 6·25전쟁과 중국 공산당의 선전 용어를 대등한 것처럼 나란히 놓는 순간 교육은 이미 실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설명보다 인상이 먼저 남는 나이의 아이들에게 피해를 입은 쪽과 침략을 도운 세력의 용어를 나란히 배치한 것은 비판적 사고를 길러주는 것이 아니라 혼란을 먼저 심는 일"이라며 "국가가 운영하는 전쟁기념관 교육에서조차 역사 서술의 기준이 흔들린다면 학교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박상윤 위원장은 6·25전쟁, 대한민국 수립, 자유민주주의, 북한 체제, 중공군 개입과 같은 주제는 단순한 전시 해설이 아니라 국가 정체성과 직결된 교육이라는 점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교육계에는 모든 것을 '다양한 시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려는 오래된 병이 있다"며 "그러나 사실과 거짓까지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은 다양성이 아니라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헌법적 가치와 역사적 사실 위에서 분명히 가르쳐야 할 사안마저 양비론 등으로 흐르면, 결국 남는 것은 생각의 깊이가 아니라 판단의 마비"라고 덧붙였다.

 

대한교조는 끝으로 "전쟁기념관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 이들의 희생과 자유를 지켜낸 역사를 기념하는 곳"이라며 "그 공간에서만큼은 적어도 대한민국의 언어로, 대한민국의 역사 인식으로, 대한민국의 아이들에게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6·25전쟁은 6·25전쟁이며, '항미원조'는 그 전쟁을 왜곡하는 중국 공산당의 선전일 뿐"이라며 "이 단순하고도 분명한 사실을 놓치기 시작할 때 역사교육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쟁기념사업회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해당 교육이 중국 측 입장을 옹호하거나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중국이 '항미원조'라는 이름으로 왜곡해 온 6·25전쟁 인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다만 홍보물 제작·검토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 사용된 점을 인정하고 관련 게시물을 삭제했으며, 해당 교육 프로그램도 중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