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최근 휴전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현재의 미·이란 휴전 상태를 두고 “생명유지장치(life support)에 의존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이 전달한 최신 제안서에 대해 “쓰레기 같은 문서(piece of garbage)”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읽다가 끝까지 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대폭 축소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와 미국의 제재 완화를 우선 요구하며 제한적 합의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이 한때 미국이 직접 들어와 고농축 우라늄을 처리하는 방안에 동의하는 듯했지만, 최신 제안서에는 그 내용이 빠졌다”며 “결국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 정부는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AP통신은 중동 지역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일부 고농축 우라늄은 희석하고, 나머지는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해당 우라늄을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중국 방문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란 압박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 가운데 하나로, 대이란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 역시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CBS 방송 인터뷰에서 “협상을 통해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함께 군사적 대응에 다시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란은 이번 제안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국의 주권을 미국이 공식 인정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해협 통행을 통제하며 제한된 선박만 통과시키고 통행료까지 부과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러한 요구가 국제 해상 항행의 자유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란은 이 밖에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해외 동결 자산 반환, 전쟁 배상금 지급, 그리고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간 충돌 중단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외무부의 에스마일 바가에이 대변인은 “우리는 양보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주장한 것”이라며 “미국은 여전히 일방적이고 비합리적인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현재 양측 간 중재를 계속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전쟁 종식과 후속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와 함께 이란은 CIA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기밀 정보를 넘긴 혐의로 기소된 남성을 추가 처형했다고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란 정부가 비공개 재판과 신속한 사형 집행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이란이 핵 문제와 해협 통제 문제를 동시에 지렛대로 활용하며 과도한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서방 진영 내에서는 이란에 대한 추가 압박 필요성도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