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새로 출범시킨 국제 협의체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서 캐나다의 참여 초청을 공식 철회했다. 트럼프는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에게 서한을 보내, 캐나다는 더 이상 해당 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성명에서 “이 서한은 캐나다가 향후 어느 시점에서도 ‘역대 가장 권위 있는 지도자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게 됐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평화위원회 초청 대상국에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설과 서명 행사에서 평화위원회 구상을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중남미, 유럽, 중동, 중·동남아 지역 지도자들이 함께했으며, 트럼프는 해당 위원회가 기존 국제기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협의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초청 철회의 직접적 배경으로는 다보스 회의 기간 중 불거진 미·캐 간 발언 충돌이 지목된다. 트럼프는 전날 연설에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제해 대규모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체계가 캐나다까지 방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 과정에서 “캐나다는 미국 안보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감사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 다음번 발언을 할 때 이 점을 기억하라”고 말하며 카니 총리를 직접 거론했다.
카니 총리는 연설에서 트럼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가 붕괴되고 있으며 강대국들이 경제·안보 수단을 활용해 동맹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캐나다와 같은 중견국들이 이제 순응만으로는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다변화 전략과 집단적 대응, 주권 존중을 강조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평화위원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며, 위원회에는 재러드 쿠슈너,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미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투자자 마크 로언 등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벨라루스, 프랑스, 독일, 베트남, 핀란드, 우크라이나, 아일랜드, 그리스, 이스라엘, 중국 등을 초청 대상국으로 언급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의 안보 기여와 국제적 역할에 대한 기준을 분명히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미국의 군사·안보 보호에 대한 인식과 책임이 동반되지 않는 태도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었다는 평가다. 동맹 관계라 하더라도 상호 존중과 역할 분담이 전제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 조치로, 미국 중심의 현실주의 외교 노선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