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1년이 지났다. 많은 이들이 그날을 떠올리면 국가 시스템이 붕괴 직전까지 갔던 행정 공백과, 그 혼란을 키운 정치권의 무책임을 먼저 기억한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측은 법무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에게 29차례 탄핵소추안을 남발하고 핵심 국정과제 예산을 대폭 삭감하며 국정을 압박했다. 선거 관리 체계를 둘러싼 불신과 의혹까지 겹치면서, 당시 국가 안정성은 심각하게 흔들렸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내려진 12·3 비상계엄은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국가 붕괴를 막기 위한 최소 조치였다는 평가가 지금도 유효하다. 계엄은 몇 시간 만에 해제되었고 통행 제한이나 강제 조치도 없었다. 국민 생활에 실질적 불편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계엄은 ‘통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 보호’를 위한 긴급 안정화 조치였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이를 인정하기보다 계엄을 ‘불법·내란’으로 규정하는 프레임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최근 사법부의 판단은 이러한 정치적 공세가 설득력을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12월 3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이정재 부장판사는 12·3 당시 국회 표결 방해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로 특검이 청구한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혐의 및 법리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에서도 특검의 주요 주장이 법정에서 충분한 설득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핵심 참고인으로 거론된 곽종근·홍장원 씨의 진술 역시 일관성과 신빙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련의 법적 판단들은 지난 1년간 지속돼 온 내란몰이 프레임의 구조적 취약성을 재확인시키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도 정치권 전반은 사법적 판단을 계기로 갈등을 수습하기보다 기존의 대립 구도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계엄 논란을 앞세운 입법 공세와 정치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내홍과 리더십 부재 속에서 대안 역할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정 안정화에 필요한 책임과 성찰이 실종된 채, 그 부담이 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와 달리 지난 1년 동안 멈추지 않았던 것은 시민들이었다. 정권과 야당이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헌정질서와 국가 안정을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행동은 한 번도 끊기지 않았다. 서울뿐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이어진 자유우파 시민사회의 움직임은 정치가 비운 자리를 국민이 직접 메워 왔음을 보여준다.
3일에는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서울과 지방에서 자유우파 단체들의 대규모 행동이 이어진다.
서울에서는 오전 9시 홍대입구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의 도심 행진을 시작으로, 11시 국회 앞 외신 기자회견, 오후 1시 시민단체 공동 집회, 2시 민주당사–국민의힘 당사를 잇는 행진, 3시 국민의힘 당사 앞 규탄 집회가 이어진다. 밤 9시에는 중앙선관위 앞에서 ‘12·3 구국 나이트 톡’이 열려 계엄과 선거관리 의혹 등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방에서도 행동이 확산된다. 대구에서는 오후 5시 반월당 일대에서 구국 행진, 울산에서는 오후 7시 성남동에서 1주년 기념집회, 부산에서는 오후 7시 30분 서면 하트광장에서 ‘합법계엄 1주년 집회’가 각각 열린다. 전국 동시다발 행동은 시민들이 1년 전 국가를 뒤흔든 혼란을 잊지 않으려는 의지, 그리고 그 책임을 흐릿하게 만들려는 시도에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정치는 지금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국정은 다시 갈등의 파도에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광장의 발걸음만큼은 멈추지 않는다.
계엄 1년, 대한민국을 붙들 마지막 힘은 결국 자유를 갈망하는 국민이다.
